BUSINESS
농사를 지어보니, 결국 사업이었다
제주에 온 지 3년, 진짜 배운 건 재배법이 아니라 팔 수 있는 것을 만드는 일이었다.
2025년 10월 18일

"귀농"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되지만, 실제로 선택한 길은 단순한 귀농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농사 창업" — 농업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었다.
귀농은 '농사 시작'이 아니라 '사업 시작'
많은 사람이 귀농을 "시골에 내려가 농사짓기"로 생각하지만, 당시 우리의 규모와 판매 구조에서는 1차 농산물 판매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기 어려웠다. 청년 귀농인은 규모가 작고 기계화·인건비 부담이 커서, 어떻게 팔고, 어떻게 브랜드화하고, 어떤 부가가치를 더하느냐가 핵심이 됐다. 사진 촬영, 온라인 홍보, 포장, 배송, 제품 개발,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 전부 농부의 일이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농부"가 아니라 "농업창업가"라고 소개하게 됐다.
지원사업으로 버틴 3년
충분한 자본 없이 시작한 창업농에게 남은 방법은 지원사업이었다. 청년창업농(청창농) 대출로 하우스 기반 농지를 마련했고, 이후 제주 지역 농업 지원사업으로 야채 하우스를 지었다(자부담도 있었다). 사업 확장 단계에서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돼 콜라비를 활용한 퍼플 투케어 유산균을 개발했고, 직접 만든 가공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 동결건조 칩과 분말 제품을 만들었다. 제주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입주를 통해 콜라비 발효 효소 제품도 개발했다.

판매를 위해 나갔던 제주파머스마켓 부스.
시즌에만 있는 상품이라는 문제
1~2월엔 콜라비, 7~8월엔 단호박, 10~12월엔 귤 — 시즌마다만 팔 물건이 있고 나머지 기간엔 수익이 없었다. 한때 다른 농가 물건을 위탁 판매하며 한림 어시장에서 고등어를 사와 직접 손질해 진공포장해보기도 했지만, 품질이 일정하지 않고 대량 매입이 아니면 마진도 남지 않아 노동에 비해 남는 게 적었다. 결국 선택한 건 상시 생산 가능한 상품 — 수경재배 샐러드·쌈채소였다. 토경재배는 기후 영향을 크게 받고 작기가 길어,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 수경재배 스마트팜으로 1년 내내 판매할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SEASONAL BUSINESS
- 콜라비 — 1~2월
- 단호박 — 7~8월
- 감귤 — 10~12월
- 나머지 기간 — 수익 없음
1차에서 멈추지 않기
동결건조 칩, 콜라비 발효 효소, 퍼플 투케어 유산균처럼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품으로 확장했다. 앞으로는 체험농장(아쿠아포닉스)도 준비 중이다. 1차 생산에서 가공, 체험까지 연결하는 방향이다. 행정 절차, 위생 관리, 브랜드 구축, 유통, 인허가 — 어느 것 하나 단순하지 않지만, 귀농해서 농사로 먹고살려면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농사는 가장 오래된 비즈니스이자, 지금도 가장 가능성 있는 창업 아이템이다. 그렇지만 귀농만으로는 안 됩니다.
지금 돌아보면 — "팔 수 있는 것을 상시 만든다"는 이때의 결론은 지금 미에덴팜 제품 라인업 전체를 관통하는 원칙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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